[창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성경을 읽기로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말씀이 창세기 1장 1절입니다. 창세기 1장 1절은 성경이라는 놀라운 문을 열어내는 열쇠이고 기독교의 모든 세계관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그만큼 의미가 있습니다.
창세기 1장 1절의 메시지는 아주 단순합니다. 태초[רֵאשִׁית(레쉬트) 처음, 시작]에 하나님께서 천[שָׁמַיִם(샤마임) 하늘]과 땅 [אֶרֶץ(에레츠) 땅]을 창조[בָּרָא(바라)새기다, 조각하다, 창조하다] 하셨다는 것입니다.
이 단순한 문장 하나가 기독교신앙의 시작점입니다. 반면 이 단순한 문장 하나에서 수 많은 상상력과 과학적 추론이나 논쟁, 신학적 변론이 파생됩니다. 그리스도인 안에서도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이 한 줄의 문장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이 세상의 기원에 대한 의문과 연구는 종교를 떠나서 인류 공통의 관심사입니다. 그것은 단지 지적인 호기심이 아닙니다. 우리의 존재 자체에 대한 성찰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검증 가능한 과학적 연구를 통해 추론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상상력을 통한 가설을 만들고 검증하려 하고, 누군가는 종교적인 세계관을 통해 이야기하고, 각 나라와 민족마다 설화나 전설 속에 이 세상의 기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개관적인 관점에서 창세기 1장 1절은 그 무수한 기원에 대한 이야기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것을 ‘우화’나 ‘신화’라고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이것은 사실이며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다양한 이론과 가설을 철학과 신학 등을 동원해 찾아내고 누군가는 과학적 검증을 통해 밝혀내고자 합니다.
이 작은 한 문장에 대해서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고 거기에서 각자 각자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리스도인 이야기만 해 보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말씀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입니다. 맨 처음에 하나님께서 온 세상 즉, 하늘과 땅을 만드셨다는 것을 믿는 것 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믿는다’는 것 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사실이다’는 라는 말이 아닙니다. 조심스럽지만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것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기록해 놓은 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창세기 1장 1절은 객관적 사실,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신앙의 고백’입니다.
우리의 성경은 모든 것이 순서대로 기록된 것이 아니니다. 예를들면 창세기 1장 1절이 모든 것의 시작을 알리는 글이지만 그 글이 가장 먼저 쓰인 글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령 글이라는 것이 없던 원시시대에 대한 내용이 창세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글이 없던 그 시대는 어떻게 기록된 것일까요?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이 기록은 어떻게 기록된 것일까요? 그것이 가능하려면 적어도 인류가 문자를 사용하던 시대 이어야 합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창세기는 모세 오경 중하나이며 모세가 기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점만 해도 창세기에 그려진 원시시대와 모세의 시대는 너무나 큰 역사적 간격이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창세기 1장 1절은 객관적 사실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신앙의 고백’입니다. 이 세상의 기원, 그 처음 시작이 하나님이었다는 것을 믿는다는 신앙의 고백 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창세기 1장 1절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증명하거나 신학적으로 세상에 변증해내거나 세상과 논쟁 하고 다퉈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조금은 겸손하게 우리는 그렇게 믿는다는 것 입니다. 모든 세상이 창세기 1장 1절이 틀렸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음을 믿어!”라고 말하는 것이 우리의 위치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고백인 것입니다.
이 신앙고백에서 그리스도인의 세계는 시작됩니다.
창세기 1장 1절에 대해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모세오경이 모세로부터 기록되었다는 것은 전통적이 입장이지만 모세가 오늘날 우리가 보는 형태로써 모세오경이 완성되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구약성경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스라엘 역사 중 가장 암흑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바벨론 포로기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나라는 멸망했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포로로 잡혀 바벨론으로 끌려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신앙적, 문화적인 충격을 경험합니다.
그들에게 있어 가장 큰 의문은 하나님의 백성인 자신들의 나라가 멸망했다는 것 입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 신앙적 질문과 진보된 문명의 충돌 속에서 시작된 것이 하나님의 백성이었던 스스로의 성찰이었습니다. 그래서 모세의 문서들을 수집하고 그것을 읽고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보는 정경의 형태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자신들의 나라가 멸망하고, 스스로도 낯선 나라에 끌려와 포로가 되어 버린 이해할 수 없는 의문과 힘겨운 차별과 폭력 앞에 아무런 힘이 없는 그들이 모세가 기록한 글을 통해 고백했던 신앙이 바로 창세기 1장 1절입니다.
너무나도 신앙의 고백인 것 입니다. 이것이 성경의 문을 여는 열쇠이며 그리스도인이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인정해 내는 신앙인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창세기 1장 1절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십니까?
묵상을 위한 질문
1. 창세기 1장 1절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2. 창세기 1장 1절을 어떻게 믿고 계십니까?
3. 창세기 1장 1절을 믿는 믿음으로 여러분에 삶에 일어난 문제를 바라본다면 무엇을 발견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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