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5:10-21]
10 백성의 감독들과 기록원들이 나가서 백성에게 말하여 이르되 바로가 이렇게 말하기를 내가 너희에게 짚을 주지 아니하리니
11 너희는 짚을 찾을 곳으로 가서 주우라 그러나 너희 일은 조금도 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12 백성이 애굽 온 땅에 흩어져 곡초 그루터기를 거두어다가 짚을 대신하니
13 감독들이 그들을 독촉하여 이르되 너희는 짚이 있을 때와 같이 그 날의 일을 그 날에 마치라 하며
14 바로의 감독들이 자기들이 세운 바 이스라엘 자손의 기록원들을 때리며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어제와 오늘에 만드는 벽돌의 수효를 전과 같이 채우지 아니하였느냐 하니라
15 이스라엘 자손의 기록원들이 가서 바로에게 호소하여 이르되 왕은 어찌하여 당신의 종들에게 이같이 하시나이까
16 당신의 종들에게 짚을 주지 아니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벽돌을 만들라 하나이다 당신의 종들이 매를 맞사오니 이는 당신의 백성의 죄니이다
17 바로가 이르되 너희가 게으르다 게으르다 그러므로 너희가 이르기를 우리가 가서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자 하는도다
18 이제 가서 일하라 짚은 너희에게 주지 않을지라도 벽돌은 너희가 수량대로 바칠지니라
19 기록하는 일을 맡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너희가 매일 만드는 벽돌을 조금도 감하지 못하리라 함을 듣고 화가 몸에 미친 줄 알고
20 그들이 바로를 떠나 나올 때에 모세와 아론이 길에 서 있는 것을 보고
21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우리를 바로의 눈과 그의 신하의 눈에 미운 것이 되게 하고 그들의 손에 칼을 주어 우리를 죽이게 하는도다 여호와는 너희를 살피시고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

모세와 아론이 파라오를 만난 일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들의 상황이 안 좋아졌습니다.
감독자들은 벽돌을 만드는 재료인 짚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벽돌의 수효는 이전 그대로 채워야 했습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은 짚도 직접 채취해야 하고 벽돌도 구워야 했습니다.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 결과 당연히 벽돌의 수효가 이전과 같지 않았습니다. 그 벽돌의 수를 관리하는 행정관(기록원)들은 그 일로 불려가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들은 파라오에게 부당함을 항변했으나 오히려 게으르기 때문에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려 한다는 요구를 했다며 그들의 부당함에 대한 항변을 묵인해 버렸습니다.
그 일로 인해 기록원들은 모세와 아론으로 인해 자신들이 곤경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길에서 모세와 아론을 만납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우리를 바로의 눈과 그의 신하의 눈에 미운 것이 되게 하고 그들의 손에 칼을 주어 우리를 죽이게 하는도다 여호와는 너희를 살피시고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
이 문장에서 기록원들의 감정을 알 수 있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미운 것’이라고 번역된 단어가 나오는데 원문은 [בָּאַשׁ רֵיחַ(바아쉬 레아흐)]인데 나쁜 냄새라는 의미입니다. 즉,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이 보기에 나쁜 냄새가 나는 것이 되게 했다는 것입니다.
모욕적이고 모멸감을 느끼는 표현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호와는 너희를 살피시고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 말에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본인들은 화가 나지만 믿음의 사람들이기에 하나님께서 판단하시기를 원한다는 말로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말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런 의미도 있겠지만 사실은 화를 그대로 표출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너희를 심판하실 것이다”는 뉘앙스의 말입니다.
잠시 묵상해 보겠습니다. 그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공감이 됩니다. 그들은 폭행을 당했습니다. 폭행 자체도 문제지만 이유가 부당했습니다. 그래서 이의를 제기했는데 원인이 모세와 아론이었습니다. 그래서 모세와 아론에게 화를 쏟았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이상합니다. 이 모든 상황에서 진정으로 화를 쏟아내야 할 대상은 누구입니까?
파라오입니다. 그들을 폭행한 감독관들입니다. 그들은 부당하고 악한 행동을 했습니다.
반면에 모세와 아론은 무엇을 했습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일을 했습니다. 어떤 시각으로는 긁어서 부스럼을 만든 격이라 볼 수 있겠지만 사실 하나님은 파라오가 그렇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고 모세에게도 이야기했던 부분입니다. 즉, 모세와 아론은 그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 기록원들은 모세와 아론을 하나님께서 판단하고 심판하라 말했지만 그 배후가 하나님이라면 하나님이 하나님을 판단하고 심판하라는 격이 되어 버립니다.
기록원들의 원망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채찍을 맞았고, 억울했고, 절망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습에서 우리 자신의 모순됨과 간사한 마음을 발견합니다.
처음 모세와 아론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뻐했습니다. 하나님이 자신들을 돌아보셨다고 감격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일하심이 시작되자 파라오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더 중한 노역을 시켰습니다.
그 일로 인해 그들은 모세와 아론을 원망했습니다. 종종 그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좋은 말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돕는 것 같지만 딴마음으로 결국 공동체에 피해를 끼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세와 아론은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행했던 일이고 그 일이 진행되는 과도기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세와 아론을 의심의 눈으로 바라봐야 할까요? 의심해 봄직도 하지만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이 모든 어려움의 원인은 모세와 아론이 잘못 처신함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파라오가 악한 것입니다. 파라오가 부당한 행위를 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오는 부당함은 무시하고 때로는 가까운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미움을 투사하는 일들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일 앞에서 분별력을 가져야 합니다. 모세와 아론이 아니라 파라오가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하나님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약속 위에 세워진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모세와 아론을 원망함이 아니라 하나님을 더 신뢰하며 공동체가 함께 기도하며 헤쳐 나가야 할 일입니다.
누군가를 적으로 만들고 화를 쏟아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 본질을 보려는 마음과 하나님의 뜻을 살피는 믿음의 지혜가 우리의 삶에 있기를 축복합니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모세와 같은 입장에서 좋은 의도로 행했던 일이 그렇게 되지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까?
2. 기록원의 입장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도리어 일을 더 어렵게 했을 때 어떻게 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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