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세계에 전파된 커피
이슬람의 성수로 불리는 검은 물 커피는 이슬람 문화권을 장악하며 전 세계로 전해졌다. 그리고 1615년 성 베드로 성당이 건립되던 해에 커피는 기독교 세계에도 발을 디디게 되었다. 그런데 이슬람 문화권 속에서 커피가 전파되는 과정에 커피는 금지당하는 등의 일종 박해가 있었는데 기독교 세계에서도 커피는 그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커피가 기독교 세계에서 환영받지 못할 뻔한 이유는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커피가 환영받지 못한 이유
먼저 커피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대중적인 음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가 서로 충돌하는 부분도 있었고 커피라는 음료가 이슬람 문화권에서 확산되었고 특히 그 확산의 계기 중 하나가 이슬람사원의 종교의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또한 커피의 기원을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마호메트’이다. 그는 이슬람교의 창시자이다.
그가 히라산 정상에 있는 동굴에서 수행하고 있을 때 꿈에 대천사 가브리엘이 나타나 신의 계시를 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 마호메트는 금식하며 수행 중이었는데 금식으로 인해 체력이 소진되고 죽을 위기를 맞이했다. 그런 마호메트에게 대천사 가브리엘은 동굴 밖으로 나가서 커피나무의 열매를 따 먹게 했다거나 커피 열매를 직접 끓여서 마시게 했다고 한다. 마호메트는 가브리엘을 통해 커피를 알게 되었고 그 커피를 통해 기운을 차리고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의 경험으로 마호메트는 환자들에게 커피를 달여서 마시게 하며 사람들을 치료했다고 한다. 또한 커피를 마신 마호메트 자신은 40명의 남자를 말안장에서 떨어뜨리고 40명의 여인과 동침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한다. 이처럼 커피는 이슬람교의 창시에 등장하는 음료이기에 기독교 세계관에서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커피가 메카의 잠잠성수의 이미지를 가지고 이슬람 신도들에 의해 전파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또 기독교 세계에서 커피가 환영받지 못할 만한 이유를 찾는다면 커피의 컬러 때문이다. 커피는 검은색이다. 커피의 검은색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에 충분했고 이 검은색 음료가 이슬람 세계를 장악하게 된 이유를 종교적인 관점에서 사탄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즉, 사탄이 지옥과 같은 시커먼 음료를 세상에 내놓았고 사람들은 그걸 마신다는 것이다.
커피가 이슬람의 와인으로 불리는 것도 한몫 거든다. 이슬람은 교리상으로 술, 와인을 먹지 못한다. 그래서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와인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런 까닭에 사람들은 와인을 대신할 음료를 찾았고 커피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로 인해 커피가 이슬람의 와인이라는 별명을 부여받았는데 기독교 세계관에서도 역시 와인은 금지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와인은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들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 돌아가신 희생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이슬람의 와인으로 불리는 커피는 ‘와인’ 취급을 받았고 그렇기 때문에 마셔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있었다.
이런 관점들을 가진 성직자들은 커피가 기독교 세계에 전파되고 사람들이 마시는 것을 우려해서 당시의 교황인 클레멘트 8세에게 커피를 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커피를 가져와 보라고 이야기했고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 음료를 교황에게 가져갔다. 그 커피 음료는 좋은 향이 났고 교황은 그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교황은 커피의 그윽한 향과 맛에 반해 버렸다.
“이렇게 감미로운 음료가 사탄의 음료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좋은 음료를 이교도들만 즐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제 제카 커피에 세례를 내려서 사탄을 쫓아내고 이 커피를 기독교의 음료로 만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교황은 커피에 세례를 베풀었고 커피는 사탄의 음료에서 세례를 받은 기독교의 음료가 되어 버렸다. 우리가 커피전문점에서 만나는 커피 메뉴 중 하나인 ‘카푸치노’는 가톨릭 수도회 ‘카푸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카푸치노는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섞은 음료인데 당시에 카푸친 수도회의 수도복이 진한 갈색이었고 커피와 우유가 만나면 그 수도복과 같은 갈색이 된다. 또한 검은색 커피 위에 하얀 우유 거품이 올려지는 것이 카프친 수도사들이 머리를 감추기 위해서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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