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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커피 이슬람의 성수, 이슬람의 와인

by 기대어 보기를 2023. 2. 1.

커피 이슬람의 성수가 되다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지만 커피가 음료의 형태로 마시면서 대중적인 부흥을 이끌었던 곳은 이슬람 문화권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메카가 있었다. 커피의 각성효과가 알려지면서 이슬람교는 종교의식에 커피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순례하며 힘들게 메카에 찾아온 이슬람교도들에게 검은색 음료인 커피를 제공했고 그것을 마시면 순례자들은 힘을 얻었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밤새워 기도할 수 있었다.

 

특별히 검은 돌인 ‘카바’가 있는 메카에서는 커피의 검은색과 검은 돌의 조화로 당시에 카바신전 동쪽에 있던 잠잠이라는 우물의 성수와 같은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이슬람교는 순례자들과 신자들에게 집회 전에 커피를 제공했고 그 커피를 맛본 사람들은 커피의 각성효과를 경험하고 그 커피를 자신들의 고향으로 가져가기 시작했다.

 

또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이슬람교도들도 커피를 즐기게 되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술이 금지되어 있기에 술을 대신할 수 있는 음료가 필요했고 커피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커피는 금욕적인 삶을 추구하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Unsplash 의 Alexandra Gorn

 

커피 박해를 받다

그렇게 커피는 이슬람 사회에 빠르게 전파되기 시작했고 대중들은 어느 순간부터 커피를 즐기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 커피에 대한 이슬람교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메카의 지도자였던 카이르 베이(Kair Bey)는 어느 날 저녁 집회를 마치고 거닐던 중에 이슬람사원의 한구석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는 이슬람에서 금하고 있는 술을 마시는 줄 알고 깜짝 놀랐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은 기도를 준비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이슬람사원에서 커피를 금지하고 사람들을 쫓아내 버렸다. 종교적 이유로 커피를 사람들에게 마시게 했는데 그의 시각에서는 커피가 사람들의 타락시키고 종교적 의미도 훼손시키게 될 것이라 판단했다.

 

그 사건 이후 커피에 대한 자문단이 구성되었다. 거기에는 법관이나 의사 그리고 시민대표가 참여했으며 커피가 가져온 해로운 현상들을 이야기했다. 당시에 대중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장소인 ‘카흐베네’라고 불린 ‘커피하우스’가 있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커피를 마셨고 그곳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기도 했고 무엇보다 남녀가 함께 있었다. 이런 것은 금욕적인 이슬람교의 입장에서 보면 타락한 문화로 보였고 그들의 신성한 법에서는 금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커피를 금해야 한다고 주장되었다.

 

그러나 커피가 술처럼 사람의 몸과 마음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당시에 밝혀진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의사들의 연구나 자문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마침 커피를 혐오했던 페르시아인 하키마니(Hakimani)가 커피의 해로운 점을 피력했다. 그 자문회에서 커피는 술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커피는 술처럼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음료라고 주장되었다. 결국 커피는 법률로 금지되었다.

 

이 일로 커피는 메카에서 금지되었고 이슬람의 공공장소에서도 금지되었다. 그러나 이미 대중적인 음료로 자리 잡혔던 커피를 사람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마셨다.

카이르 베이로부터 시작된 커피 금지 법령은 사실 오래가지 못했다. 이집트의 왕은 메카의 커피 금지법령을 거부했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커피 금지법령은 철회되었다.

 

그러나 이슬람 사회에서 커피는 한 번 더 금지당한다. 역시 종교적 이유에서다. 커피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커피하우스에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지만 이슬람사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성직자들은 커피하우스에 가는 것이 술집에 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죄악이라는 설교하기 시작했고 커피의 해악에 대해서 다시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커피를 금할 수 있는 종교적인 이유를 하나 찾았다. 그것은 커피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두를 불에 볶아서 가루로 만드는데 그 과정 즉, 커피가 볶아져서 까맣게 되는 것에 대한 논쟁이다. 이슬람의 교리에는 음식에 대한 규정도 있는데 숯불은 불결한 것으로 여겼다. 즉, 커피가 숯이라는 입장이다. 그로 인해 다시 한번 커피를 와인과 같이 금하는 법령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종교적인 것이며 실제로 이슬람 사회에서 커피를 금하는 것은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이기에 커피 금지법령의 실효성은 매우 낮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커피를 마셨고 시간이 지나면서 커피를 숯으로 보던 시각도 변화되어 결국에는 이슬람의 종교법으로 커피를 금하는 것은 힘을 잃었고 커피는 명실상부한 이슬람의 음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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