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2:15]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
조금 어려운 표현입니다.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는다고 말합니다. 먼저 무력화란 *ἀπεκδύομαι(아페크뒤오마이)* 라는 동사로 ’무기를 빼앗거나 무장을 해제한다‘는 의미입니다. 또 ‘드러내어 구경거리고 삼는다‘는 *δειγματίζω(데이그마티조)* 라는 동사로 ’~에게 치욕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통치자들은 막강한 힘과 권세가 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고 권위에 굴종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있는 권세들을 빼앗고 그들의 벗겨진 몸을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전락하는 치욕을 안겨준다는 의미 입니다. 그렇게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우리가 복음서를 읽으면서 알 수 있는 십자가 사건은 오늘 이 말씀과 정 반대 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통치자들을 무력화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통치자들에게 무력화되셨고 사람들의 구경거리, 조롱거리가 되셨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앞에서 벌거벗겨지시고 침 뱉음 당하시고 모욕을 당하셨습니다. 그러니 십자가로 승리하신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죽으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기독교신앙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분명 예수님은 통치자들의 권세에 붙잡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그때에도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도 있었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주검이 되어 내려오셨을 때 그들은 슬픔과 절망감, 두려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상실감에 빠져 버렸습니다.
예수님이 졌고, 예수님의 제자들이 졌습니다. 반면에 통치자들은 예수님을 제거했으므로 승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죽음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그 죽음은 우리의 모든 죄를 대신해서 죽으신 죽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죄로 인해 죽듯이 완전한 죽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예수님을 살리셨습니다. 죄는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 승리하고 사망은 인류가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절대 권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죄와 사망을 이기신 것입니다. 승리의 첫 열매가 되신 것 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아래에서 통치자들의 권세 앞에서 벌거벗겨지고 치욕을 받고 죽으셨으나 실상은 예수님은 그 수치와 멸시와 죽음 뒤에 진짜 통치지와 권세인 죄와 사망을 이기셨고 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는 사람들 앞에서 죄와 사망이 벗겨지고 구경거리가 되어 버린 결과를 만든 것 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십자가가 이기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이 이기는 방법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조롱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달렸던 죄수 한 명도 예수님을 조롱했고, 십자가 밑의 대제사장과 서기관들도 예수님을 조롱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조롱 속에 예수님은 죽으셨습니다. 사실 그들의 조롱과 멸시를 그들에게 되갚아버리실 수 있는 힘도 권세도 있으셨지만 그냥 참아내시며 죽으셨습니다.
그런데 그 죽음 이후에 그곳에 있던 한 백 부장은 이런 말을 합니다.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그는 예수님을 몰랐던 사람이지만 그 예수님의 죽으심을 보고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이기는 방법은 힘과 권력, 권세를 사용해 쟁취하고 거머쥐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이든 예수님께서 행하실 만한 일을 선택하고 예수님과 함께 죽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방법으로 지고, 손해 보고, 비난을 받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승리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는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우리의 자존심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경쟁하는 세상으로 걸어 들어갈 것입니다. 마치 전쟁터일 것 입니다. 어떤 무기를 들며 어떤 갑옷을 입으시겠습니까?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무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뿐입니다.
묵상을 위한 질문들.
1. 십자가라는 무기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일까요?
2. 살면서 실패했는데 그것이 은혜였던 경험이 있으십니까?
3. 진정한 승리를 위해 지금은 져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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