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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커피의 기원 - 1부

by 기대어 보기를 2023. 1. 11.

칼디와 오마르

커피의 기원 혹은 원조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등장하는 두 이름이 ‘칼디’와 ‘오마르’다. 오랜 세월 동안 이 두 이름은 커피의 시작이 어디냐에 대한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고 둘 중 누가 진실인지 혹은 어디가 원조인지에 대한 궁금증들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지금은 커피의 기원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써가 아니라 현대과학의 기술을 통해 즉, 커피의 DNA 분석을 통해 커피나무의 기원과 커피가 처음 경작된 곳이 어디인지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부분은 본 글의 후반부에 다루도록 하고 먼저는 커피의 원조에 얽힌 이야기들을 따라가 보자. 왜냐하면 이야기는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을 더 풍미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 양치기? 염소 치기? 칼디

커피의 기원에 등장하는 이름은 ‘칼디(Kaldi)’이다. 칼디가 어떤 인물인지, 어느 시대의 인물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2,700여년 전에 에티오피아의 남서쪽 ‘카파(Kaffa)’의 산악지대에 칼디라는 염소 치기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칼디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보면 그의 직업이 ‘양치기’ 인지 ‘염소 치기’ 인지 확실하지만은 않다. 이 칼디는 ‘아비시니아’ 산악지대에서 염소를 돌보고 있었는데 하루는 염소들이 체리처럼 생긴 나무의 열매를 따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 밤에 염소들이 잠을 자지 않고 흥분상태에 있었고 마치 춤을 추는 듯이 뛰어다녔다고 한다. 그런 염소의 모습을 본 칼디는 호기심이 생겨서 자신도 염소들이 먹었던 빨간 나무 열매를 따서 먹었는데 그것을 먹고 나자 정신이 맑아지고 몸에 힘이 생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기분 또한 좋아졌다. 칼디도 염소처럼 졸음도 사라지고 기운이 넘치게 된 것이다. 커피의 발견에 해당하는 이 장면은 ‘칼디와 춤추는 염소들’이라는 주제로 그림이 그려졌다.

 

칼디는 그렇게 빨간 열매를 먹어본 경험을 근처에 있는 이슬람 수도원의 수도사들에게 이야기했고 수도사도 빨간 열매를 먹어보니 칼디가 경험했던 것처럼 정신이 맑아지고 몸에 기운이 솟아나는 경험을 했다. 그런데 이 부분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다음 이야기는 안토니 파우스트 나이로니(Antoine Faustus Nairon)의 저서인 『잠들지 않는 수도원』에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칼디가 수도사에게 빨간 열매를 주며 자기 경험을 이야기했지만 수도사는 칼디의 이야기가 허무맹랑한 쓸데없는 것이라며 커피 열매를 불 속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불에 들어간 커피가 구워지면서 아주 좋은 향내가 나서 수도사가 그 열매를 꺼내고 그것을 갈아서 물에 녹여서 차처럼 마셔봤다고 한다. 그랬더니 정신이 또렷해지고 기운이 생기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 이후 수도사들이 밤을 새워서 기도를 할 때는 이 커피를 마시면서 맑은 정신으로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커피를 마시는 일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모카의 성인 오마르

커피의 기원에 대한 두 번째 이름은 ‘오마르(Omaral)’ 좀 더 정확히는 ‘알리 벤 오마르 알 샤딜리(Ali ben Omaral-Shadili) 이다. 오마르는 이슬람의 수니파 사제이다. 그는 기도와 약을 통해 사람들을 치료하는 일을 행하는 수도사였다. 그는 스승과 함께 메카를 향한 순례의 길을 떠났다. 그리고 에메랄드 산이라 불리는 곳에서 스승이 하늘 위로 올라가는 사건을 경험한다. 그때 스승이 땅에 구멍을 만들었고 그곳에서 물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 물이 흘러가기 시작했는데 오마르는 그 물을 따라갔고 이윽고 그 물이 예멘의 모카(Mocha)에 이르게 된다.

 

오마르가 도착한 모카는 당시에 많은 사람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이를 본 오마르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오마르를 통해 회복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지 좋은 일이 있으면 불행한 일도 있는지라 그의 선행을 좋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고 1258년쯤에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의 모함으로 사막으로 쫓겨나게 된다. 그런데, 오마르가 사막으로 쫓겨나는 과정에 또 다른 이야기도 있는데 그것은 오마르가 사람들을 치료하다가 모카의 여왕과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둘이 함께 도망을 가다가 사람들에게 잡혀서 추방당했다는 것이다. 어느 이야기가 맞는지는 모르지만 모카에서 추방된 것은 일치한다.

 

그렇게 추방당한 오마르는 사막에서 기진맥진해 죽음의 위협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나무의 붉은 열매를 따서 먹었다고 한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기운이 솟아나고 눈이 맑아지고 피곤이 사라졌다고 한다. 역시 이 이야기도 두 번째 버전이 있는데 사막으로 추방당한 오마르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받다가 자신의 스승이 하늘로 올라갔던 에메랄드 산에 도착해서 스승에게 간절히 기도했다고 한다. 그러자 어디에선가 아름다운 새가 한 마리 날아와서 어떤 나무에 앉았는데 그 나무에 빨간 열매들이 있었다고 한다. 오마르는 자신을 살리고자 하는 스승의 도움이라 생각하고 그 나무의 빨간 열매를 따서 먹었고 또 그것을 끓여서 수프를 만들어 먹었다. 그랬더니 힘이 솟아나고 기운을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마르는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그 빨간 열매를 신의 축복이라 여기고 그것을 끓여서 환자들에게 먹여 사람들을 치료하는 약으로 사용했다. 그 일로 인해 오마르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며 추앙받게 되었다고 한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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