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커피란?

맛있는 커피란?

커피는 일상에 녹아든 최고의 음료이다. 커피가 이렇게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까닭은 지난 포스팅에서 다룬 것처럼 커피가 우리 몸과 마음에 주는 효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한 가지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커피의 맛’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커피전문점들을 찾는다. 본인이 만나는 지인 중에도 커피의 맛에 민감해서 어떤 커피가 맛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그 커피의 맛을 보기 위해 커피전문점을 방문한다고 한다. 그리고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직접 커피를 추출하며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공부도 하고 여러 기구도 구매한다.

 

 

커피의 맛?

많은 사람이 커피를 좋아하고 커피의 맛을 즐기지만 커피의 맛에 관해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피의 맛을 잘 모르거나 표현하지 못한다. 이를테면 커피의 맛을 ‘쓴맛, 탄 맛, 신맛’ 정도로 표현하거나 커피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말한다. 

커피를 마시며 맛있다고 말하는 분들에게도 ‘커피의 맛’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역시 커피의 맛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어떤 커피가 맛있는 커피인지 잘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커피가 맛이 있다거나 맛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이전 모 광고의 카피처럼 “니들의 커피 맛을 알아?”라고 말해 볼만하다.

본인도 커피를 배울 때 첫 수업에서 몇 가지 종류의 커피를 추출해서 맛을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한 모금의 커피를 마시고 그 커피의 맛을 표현해 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커피의 맛을 표현해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당시에 애써 그 맛을 표현해 보려고 해서 겨우 표현한 내용이 “신맛이 난다, 구운 고구마 맛이 난다, 끝맛이 쓰다가 달콤해졌다.” 정도였다.

 

그런 맛이 커피에 있어?

커피에는 상당히 다양한 맛이 담겨 있다.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는 커피의 맛을 평가하는 지표로 플레이버 노트 표를 사용하는데 그것을 처음 보면 정말 다양한 맛의 표현과 컬러들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그 표에 기록된 맛을 안다고 하여도 커피의 맛을 감별하는 훈련과 예민한 미각이 아니면 도무지 알 수 없다. 이를테면 커피 한 잔에 재스민 향이 나고 산딸기, 와인, 정향, 양상추 맛이 나고 쫀득하거나 크림 같은 질감과 무게감이 느껴진다고 한다면 이 글을 읽으면서 “그런 맛의 커피가 있어?”, “커피가 그런 맛이야?”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 Flavor Wheel >

또 커피를 좋아하는 분 중에는 커피의 원두를 구매해서 추출하는데 각 원두마다 맛에 대한 정보들을 쇼핑몰이나 로스팅하는 카페에서 소개를 해놓는다. 가령 ‘캐러멜, 초콜릿, 땅콩과 같은 구수한 맛과 함께 바디감이 뛰어나며 허니, 과일, 코코아 맛이 각각 3/4/4’의 지표로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그 원두를 구매 후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거나 핸드드립 방식으로 추출해서 커피의 맛을 보며 앞에 표기된 그런 맛을 느껴보려 하지만 그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 좌절감을 경험할 수도 있다. 이는 커피 한 잔이 추출되고 그 맛을 음미하기까지 커피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 때문에 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피 애호가들은 그 커피의 특성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맛이 나는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커피의 다양한 맛과 표현들은 추후 다시 다뤄보고자 한다.

 

맛있는 커피란?

대부분의 사람은 커피의 맛을 잘 모르거나 표현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러나 커피의 맛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맛있다, 별로다’라는 평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특정 커피전문점의 커피가 맛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커피의 다양한 맛을 평하고 표현하는 것은 커피에 대한 사랑이 특별한 사람들 혹은 커피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다양한 표현과 용어를 모르더라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맛이 있다거나 혹은 맛없다’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커피에는 다양한 맛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특정 커피전문점의 커피가 맛있다며 함께 방문해서 커피를 마시고 맛에 실망해 보신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인은 그 커피가 맛있다고 하는데 내 입맛에는 기분 좋은 맛이 아닐 수 있다. 그 이유는 커피는 철저하게 기호식품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맛과 향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커피가 맛이 있다는 것은 그 커피가 내 취향에 맞는다는 것이고 맛이 없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취향의 맛과 향 또는 질감이 난다는 것이다.

 

맛있는 커피란 나에게 맞는 커피다.

결국 맛있는 커피란 나에게 맞는 커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맛있는 커피를 누군가에게 대접했을 때 반응이 좋지 못하더라도 실망할 이유는 없다. 커피에 대한 그 분의 취향이 다른 것이다. 

맛있는 커피를 찾고 어떤 커피가 좋은 커피인지를 찾는 것은 다른 말로 나에게 맞는 커피를 찾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커피를 좋아하고 맛있는 커피를 찾고자 한다면 다양한 맛을 지닌 다양한 커피 원두의 맛을 경험해야 한다. 커피는 다양한 맛이 있으며 그 맛은 원산지별로 다 다르다. 물론,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맛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이 많지만 다양한 커피를 마셔보고 자신에 맞는 커피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맛있는 커피를 찾는 과정은 커피의 맛을 탐구하고 경험하는 과정이지만 또 반대로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나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나에게 맞을 찾아가는 과정이 맛있는 커피를 찾는 과정이다.